츤도쿠 나름의 소신

요즘 독서관련 책이 워낙 많아서 양서 고르는 법에 대한 글은 종종 보이는데 전자책vs종이책 선택에 관한 글은 못본것 같습니다. 일단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종이책에 대한 애착, 내지는 전자책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은 듯 하구요. 저 또한 몇해전까진 그랬는데 베를린에서 귀국하면서 서제 옮기는 고통을 겪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더 이상 책장 증축이 불가능해지면서 결정한 나름의 타협이기도 하구요. (우리 집에 불이라도 나면 그간 모은 책은 다 어쩌지…라는 걱정 저만 하나요? 그래서 전 농담이 아니고 엑셀파일에 책 목록을 만들어 놓고 수시로 업데이트를 시킵니다.) 이건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이뤄지는 결정인데 도식화를 시켜보니 대략 다음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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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어 원서 여부가 첫 시작점인데, 일단 시작에 앞서 전체요약과 목차, 저자소개 리뷰등은 이미 끝난 상태임을 전제로 하겠습니다. 즉 구매여부는 이미 어느정도 정해진 상태란거죠. 가끔 저런 logic tree를 거치는 중에 구매의사가 사라지는 책도 있습니다만 이건 예외로 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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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가 있다면 왠만하면 사려고 합니다. 영어권 국가에 살고 있다보니 그게 값도 저렴하고 킨들로 전자책 구매시엔 번역서와 비교하면 가격차가 너무 커서요. (특히 고전의 경우는 거의 공짜에 가깝습니다.) 헌데 영어원서 구매에 있어 큰 걸림돌이 하나 있는데… 바로 디자인입니다. 가끔 표지만 봐도 토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 경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알라딘으로 갑니다. 단, 문학의 경우 표지가 아무리 후져도 왠-만하면 원서를 삽니다. 제가 영어원서가 존재하는 문학을 번역서로 샀다는 건, 정말 디자이너 멱살을 잡고 울고 싶은 경우입니다. #나한테왜그랬어요말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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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설인가?’를 묻습니다. 소설은 왠만하면 종이책으로 삽니다. 전자책의 편리함이 뭔가 소설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몰입도에 차이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미 읽어봤거나 모으는 작가님이라면 100% 종이책입니다만, 처음 시도해보는 작가님의 경우 매우 드물게 리디북스/킨들로 보기도 합니다. 리스크 대비 비용을 줄이려는 나름의 궁여지책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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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비소설의 경우, 깜빡한게 하나 있는데 책의 두께가 좀 중요합니다. 500페이지 이상되는 책은 무조건 전자책입니다. 논픽션 책은 출퇴근길에 쓱쓱 읽어낼 때가 많기 때문에 벽돌 같은걸 들고다니다간 손목 돌아가죠. 전자책의 장점은 논픽션 독서에서 좀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부분 위주로 읽으면서 밑줄을 쳐두면 나중에 export기능을 사용해서 정리하기가 훨씬 수월해지니까요. 밑줄 친 내용들 위주로 책을 다시 복기하는 작업이 가능해지는데 종이책으로 하자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릴 일입니다. 두께에서 합격인 책이면 이 책을 누구에겐가 빌려주고 싶을까 여부를 생각합니다. 두번 읽는 책은 흔하지 않다보니 양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빌려주기도 하는데 킨들을 대여해줄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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